이론적으로는 알고 있는 부분이었지만 기다리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대신해주는 상황들이 꽤 있었다. 요즘 아이가 스스로 하고 싶다고, 스스로 하겠다고 말을 많이 한다. 그 모습이 ‘우리 딸이 많이 컸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 해내는 걸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가 다칠까 봐, 내 마음이 조급해서 아이의 주도적인 행동을 충분히 기다려주지 못한 거 같다. 그로 인해 아이가 혼자 하겠다고 화내기도 하고 소리지르기도 했는데, 그 모습을 도려 혼내기도 했다. 내가 조금만 마음을 놓고 기다려주면 아이는 자신의 도전에 성취감을 얻으면서 자존감도 높아졌을 텐데 성심 이야기를 읽으면서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아이의 도전을 기다려주지 못하는 부모의 모습이 아이의 주도성과 자율성 등등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니 아이의 주도적인 행동을 존중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냥 어리게만 보였던 아이가 훌쩍 컸다고 느껴질 때는 언제일까. 늘 다투던 동생에게 자신의 장난감을 선뜻 양보할 때, 엄마에게 삐뚤삐뚤 손글씨 편지를 전해줄 때, 혼자 두꺼운 책 읽기에 집중할 때도 그럴 것이다. 어느 날 불쑥 성장한 모습으로 부모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선물하는 아이들. 스스로 원하는 일을 선택하고, 성취감을 경험하며 아이들은 성장한다.
■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역량, 주도성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현재 전 세계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많은 국가들이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육 시스템의 대전환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시작점으로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특히 2025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잘하는 것과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게,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공부하고 학점을 취득하게 된다.
교육부는 초등, 중학교에서도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구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들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존중해 개개인의 '주도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당근과 채찍'이라는 외적 동기부여가 아닌 주도성, 전문성,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내적 동기부여'를 추구하는 교육이 시작되고 있다.
■ '당근과 채찍'보다 '내적 동기'가 아이를 바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교육 2030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인재의 필수 역량으로 주도성을 꼽았다. 2030년대에 성인이 될 학생들은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서 '학생 주도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성공을 넘어 사회 문제에 적극 참여해 새로운 가치를 창 소하며,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미해 사회의 살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이라고 OECD는 강조했다. 미래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어떤 직업이 생겨나고 사라질지, 그 변화의 속도는 어떨 할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는 학생이 교육의 전 과정에서 주도성을 갖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주도성이란 말 그대로 스스로 주도해서 뭔가를 해나가려는 마음이다. 아이가 자신의 고유한 능력을 스스로 발견해서 도전하게 만드는 힘이고, 복잡한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새로운 가치를 찾게 만드는 무기가 된다.
■ 아이의 '내가 내가'는 주도성의 신호탄이다.
아이의 삶에서 자기 주도성이 폭풍 성장하는 시기가 취학 전 유아학교 시절이다. 순서가 있다. 아이는 만 1~3세까지 부모의 조건 없는 사랑 속에서 세상이 안전한 곳이라는 안정성을 얻고, 걷기 시작하면서 자율성을 습득한다. 그 안정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만 6세까지 대부분의 주도성이 형성되고, 만 12세 까지 완성된다. 아이가 '내가 할래'하며 모든 일에 호기심을 보이고 스스로 해보려는 노력하는 시기에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놀이를 경험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 이유다. 놀이의 본질은 자발적 활동이라는 데 있다. 학습도 의무도 아니기에,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놀이에는 자기 주도성이 가득 차 있다. 스스로 밥을 먹는 것부터 옷을 입는 것까지, 식사시간 요리를 돕고 친구들과 놀이를 할 때도 주도성은 발달한다. 아이가 스스로 해보려 노력하고 시도할 때 아이를 기다려주고 기회를 주는 어른들의 양육태도는 아이의 주도성이 단단하게 뿌리내리게 돕는 토양이 된다.
ㅡ 주동성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풀어주는 것이다
아이의 놀이는 실수와 실패로부터 시작된다. 만 4~6세 시기에는 뇌와 감정이 세밀하게 발달한다. 아이들은 손을 움직이며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기 시작하는데, 아이의 도전은 실패의 연속이다. 젓가락질을 배우고, 컵에 물을 따르는 일도 아이에게는 쉽지 않기에 좌절감을 느낀다. 이때보다 못한 부모가 아이의 도전을 대신 완성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행착오의 과정은 주도성이 발달하기 위한 통과의례다. 부모가 아이의 삶을 주도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을수록 아이의 주도성은 성장한다.
ㅡ 아이는 도전하는 만큼 성장한다.
교육심리학자인 에릭 에릭슨은 '인간은 주도성을 성취하지 못하면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라고 경고한다. "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장하지 못하거나, 실패에 대한 질책만 받는 경험은 죄의식을 낳게 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아이가 실패했을 때 거듭 질책만 받으면 '난 못해', '난 부족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천천히 다시 해보자'라는 따뜻한 격려와 기다려주는 태도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넘어지고 또 일어서면서 아이는 단단해지는 중이다.
ㅡ 스스로 해보려는 용기는 자율성을 먹고 자란다.
자기 주도성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율성이다. 자신의 일상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야 한다. 원 등원을 준비하며 입을 옷을 고르고, 배우고 싶은 운동을 결정하는 것도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좋다. 부모의 생각과 아이의 선택이 다를 수도 있다. 아이에게 선택의 이유를 물어보고 아이의 결정을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배우고, 주변 친구들과 함께 협력하는 것도 자기 주도성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어려운 일을 해냈을 때 자기 효능감도 높아진다.
≪ 위 글은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유치원에서 부모교육 자료로 나누어준 책자에서 공감이 되는 부분과 좋은 글귀가 있어 공유하고자 인용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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